(일기)사무실 옥상에서 대표님과 짜장면을 먹으며
2022년에 꼭 달성해야 할 목표는 1) 정말 훌륭한 동료들을 만나 일/공부하기 2) 블로깅을 열심히 해서 블로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을만 하다고 인정받는 채널로 만들기 이다. 1번에 대해서는, 훌륭한 동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운 좋게도 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풀타임으로 일해보는 기회를 가질 것 같다. 2번은 블로깅인데 최근 시작한 바디프로필 준비와 혼란스러운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너무 소홀했다. 오늘의 포스트를 breakpoint로 삼아, 다시 읽을만 한 글들을 쓰고 공유하기를 시작해야겠다.
요즘 내 가장 큰 고민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도 커리어를 펼쳐나갈 수 있는가?’ 이다. 사회에 나와서 5개월간 일을 해 보니 빠른 속도가 너무너무 재밌다. 내가 공부하는 것, 연구하는 것을 프로덕트에 바로 적용시키고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 나를 흥분되게 한다. 학교를 떠올리면 느리고, 편한 심상이 떠오른다. 소설 ‘무진기행’속, 주인공을 무기력하고, 편안하며, 몽롱하게 하는 고향 무진 같은 느낌이다. 학교에서의 시간은 너무 느린 것 같다.
..라는 혼자만의 생각을 하던 와중에 남자 대표님께서 짜장면 먹을 사람이 있는지 물으셨다. 다들 흔들리지 않고 빠른 퇴근을 택했지만 나는 짜장면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막 해가 져서 붉은빛부터 파란빛까지 그라데이션을 담은 하늘이 장관이었다. 한남동에 위치한 우리 회사의 큰 복지는 옥상이다. 역삼부터 잠실, 성수, 남산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뷰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 뷰를 나는 ‘야망의 뷰’라고 부르는데, 매일 출근하면 이 스카이라인을 보면서 강남에서 열심히 일하고, 성수(아크로포레)와 잠실(시그니엘)에 살아보고, 남산자락의 외교부 공관에서 밥도 얻어먹어봐야지 하는 야망을 다진다.
솜사탕 색깔의 그라데이션 하늘, 적당한 기온, 꽤나 센 바람(? - 단무지 접시가 몇 번 뒤집어졌다) 속에서 오붓하게 대표님과 짜장면을 먹는데 너무 행복했다. 삼촌과 식사하는 느낌이었다. 굴지의 기업에서 영업과 교육 경험을 쌓으신 대표님은 우리 아빠의 말 많은 버전 같았다ㅋㅋ. 아빠와 같은 그룹에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쌓으셔서 그런지 하시는 말씀도 비슷했다. 어떤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야 할까를 질문드렸을 땐 ‘대기업 가~’ 라는 답변을 주셨다. 이명박의 통화스왑(링크) 급으로 어려운 영업 문제를 푸신 썰도 들을 수 있었다. 말씀을 들으니 왜 대기업에서의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아주 잘 이해됐다. Massive한 조직이 가진 영향력을 등에 업고 개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경험들을 젊을 때 해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다. 나도 파워풀한 조직에서 커리어를 하는 것의 장점에 크게 동의한다. 첫번째로, 대기업 타이틀을 달고 스타트업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크고, 두번째로, 어쨌든 지금 한국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대기업으로 많이 가니까 거기에서 좋은 네트워크 + 경쟁적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인재 풀 측면에서 대기업을 거치는 것에 대한 큰 베네핏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대표님은 대기업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 회사처럼 늘 속도를 강조하지 않고도 체계적으로 구성된 환경에서 사고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 부분에도 동의한다.
오늘의 대화로 생각이 좀 정리되었는데, 다음 조직에 가서 일과 공부를 하면서 답을 찾아가야 할 질문들은 아래와 같다.
정말 탁월한 사람들은 어느 조직에 가면 만날 수 있는가?
대기업/학사 졸업 타이틀 없이도 그를 뛰어넘는 증명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영향력 있는 조직은 어떻게 만날/만들 수 있는가?
놀랍게도 이 질문들은 글의 시작 부분에 쓰여 있는 2022년의 목표와 그대로 연결된다. 짜잔-! 답을 찾고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명확해서 좋다.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은 연락 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