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챗으로 아웃바운드 구직하기
'필승 구직 전략'
공동창업자가 잠든 새벽에 오피스 앞 바에서 일하다가 친구랑 DM을 주고받게 되었다. 새벽 네시에 왜 안자고 있냐고 했더니 일할 팀을 찾으러 Resume와 자소서를 쓰고 있다고 했다.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할 생각 있으면 적극적으로 커피챗을 해보라고 추천했다. 지난 일년 간 300번이 넘는 커피챗을 하면서 얻은 개꿀팁을 친구한테 공유해줬다. 나랑 친구여서 좋겠다..(농담)
1. Be Casual
커피챗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커피를 홀짝이며 하는 대화라는 뜻이다. 그 막 회의실에서 하는 숨막히는 인터뷰가 아니라 적당히 소음도 있고 편안한 의자가 있는 곳에서 같이 커피 한 잔 하면서 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너무 목적을 명확히 해 두면 그건 미팅이지 커피챗이 아니다. 궁금한 질문들을 몇가지 가지고 가는 건 매우 좋은 태도이지만, ‘이 커피챗을 통해 우리 제품을 사게 만들거야’, ‘이 커피챗이 끝나면 나는 이 회사의 고용 계약서를 쓰고 있을거야’라고 목적을 너무 명확히 하는 건 좋지 않다.
목적이 너무나 확실하면 경직되게 된다. 사실 영업의 기본도 질문하는 것이다.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뭔가를 설득하거나 팔려고 하면 분위기가 딱딱해진다. Selling Through Curiosity라고 들어봤는가? 목적이 있어도 테이블에 앉자 마자 뭔가를 팔려고 하지 말자.
2. Direct Questions
경쟁사 직원이 아닌 이상 직설적으로 이것 저것 질문해도 웬만한건 다 대답해 준다. 퀄리티 있는 직설적인 질문을 하자. 맥락이 좀 없어도 웬만해선 상대가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이미 VC들에게 혹독히 단련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질문의 퀄리티를 통해 상대는 당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머리를 겁나 굴려가면서 핵심을 파고드는, 당신이 상대의 사업에 대해 그림을 그려봤을 때 있는 빈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하자. 커피챗에서의 질문을 통해 산업과 프로덕트에 대해 배우는 것은 이 회사에 가지 않더라도 매우매우 이득인 부분이다. 채용을 원하는 상대에게 당신은 당신을 고용할 기회를 줄 수 있으니, 갑의 위치에서 신나게 질문하고 많이 얻어가도록 하자.
물론 질문을 할 때 그것이 궁금한 배경에 대해 설명해주면 좋은 답변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때 본인의 이전 커리어를 넣어 설명하면서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라는 것을 은근히 어필하자.
3. Clarify the Company’s Problem
질문을 통해서 상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채용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가능한 명확하게 해야 한다. 이걸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는지가 나의 역량이다. 회사의 문제를 명확하게 해 놓으면, 이게 내가 풀고 싶은 문제인지 아닌지, 풀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아웃바운드 구직을 위한 커피챗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안면을 트는 것도, 고용 제안을 하는 것도 아닌 상대 회사의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아웃바운드 구직’이라는 게 질문을 통해 스스로 회사의 문제를 정의하면서 Job Description을 쓸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원티드에 올라와있는 포지션에 지원하는 것보다 일단 마음에 드는 회사랑 커피챗하면서 그 회사 사무실에 자리를 만드는 것이 향후 만족도가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4. Keep In Touch
사실 30분 ~ 1시간짜리 커피챗 한 번 했다고 이 회사를 모두 이해할 수 없다. 처음 알게 된 회사의 경우 최소 3개월은 캐주얼하게 소통하며 지켜보는 것을 추천한다. 젊은 스타트업의 경우라면 대표와 인스타 맞팔을 하는 걸 추천한다. 내가 일할 수도 있는 회사의 CEO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얼마나 즐겁게 일하는지 알 수 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중간중간 인스타 스토리 답장으로 플러팅을 하면 좋다. 당신이 마음에 썸남/썸녀에게 하듯이.. 근데 실제로 멋진 대표들은 정말 멋지기 때문에 플러팅을 안 할 수가 없다. (저한테 플러팅 받으신 업계 분들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겁니다ㅠ 목적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응원하는 마음이 커요ㅋㅋ)
어쨌든 커피챗의 초기 목적처럼 가능한 캐주얼하게 소통하고 싶다면 개인적인 연락 채널을 알아두면 매우 도움이 된다. 공식적인 루트로 약속을 잡아야 만날 수 있게 하지 말고, 마음에 드는 회사의 대표와 연결될 수 있는 ‘꺼리’들을 만들어 둬라! 같이 파티에 간다던지.. 러닝을 한다던지.. 독서모임에 간다던지.. 데이트를 한다던지..
5. How To Get Started
1/ 마음에 드는 회사 찾기: 디스콰이엇의 메이커 리스트 활용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여기에서 원하는 토픽을 필터할 수 있고, ‘커피챗 요청하기’기능으로 직접 커피챗 제안을 보낼 수 있다.
2/ Zoom도 좋다: 비대면 커피챗도 요즘은 아주 일반적이니 거리가 멀거나 날씨가 더울 땐 일정을 잡을 때 비대면을 적극적으로 제안하자. 상대는 이동 거리도 줄어들고 커피값도 아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할 것이다.
3/ Resume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Selling Point는 전달하자: 커피챗 전에 멋진 노션 문서를 완성해 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상대가 나를 만나줘야 한다는 걸 설득하는 나에 대한 최소한의 Selling Point는 전달해야 한다. 이건 전 직장의 이름이 될 수도 있고, 학벌이 될 수도 있고, 내가 만들어본 실행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팬심이 될 수도 있다. 당신 회사의 팬이고 고객이라고 하는데 안 만나줄 회사 없다.
적극적으로 커피챗을 요청하자. 나는 근처에 약속 있어서 점심 먹고 얘네 집에 고양이 보러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공동창업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고양이 같이 굴자. “나는 너랑 같이 해볼 수 있는 게 있으면 해보고 싶은데~ 너만 괜찮다면 말이지~” 나는 그러다 결혼(=공동창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