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프로젝트를 발굴하기 위해, 어제까지는 AI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어떻게 바꿀지 좀 찾아봤고, 오늘은 다시 돌아와서 어떻게 미디어 사업을 시작해야 할 지 챗지피티와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디스콰이엇에서 알게 되어 3년정도 연락을 주고받던 준서님이 생각나서 화상 커피챗을 요청드렸는데 흔쾌히 받아주셔서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갓 해군에서 제대한 이 남자는 언제 이렇게 또 성장해 있는건지.. 나만 생각하기 아까운 내용들이라 뉴스레터로 공유한다.
특히 창업자로서의 자세와 군대에서 배운 것에 대한 말씀은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만들고 계신 앱 - Bada와 Vessel
Bada는 쏟아지는 거대한 SNS사이에서 자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외면받고 시사, 정치와 섞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려운 문화를 사랑하는 창작자와 팬들을 위해 만들어진 소셜 미디어입니다.
Bada는 기존 문화산업에서 대표되는 하이브의 위버스나 NC의 유니버스처럼 특정 그룹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닌 모든 창작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줄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공간이 목표입니다.
디스콰이엇 프로덕트 설명 중 발췌
2022년 런칭하신 소셜 플랫폼. 창작자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작은 이야기라도 기록이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망설임 없이 아카이빙하세요. 많은 진심을 종이배로 접어 바다위에 띄워보세요. 딱 '블로그'에만 집중한 블로그. Vessel.
근황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는 내 질문에 준서님은, 여전히 같은 걸 만들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2022년에 프로덕트를 디스콰이엇에 런칭하고 메이커로그를 쓰면서 유입이 조금 있었는데, 요즘은 디스콰이엇이 아닌 곳에서도 어디서인지 하루에 한두명씩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로그인을 해야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로그인 장벽을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들어오신다고. 토스 창업자 이승건 대표님의 ‘성공은 99%가 운이다. 그런데 운이 있으려면 끈질기게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는 말을 떠올리며 계속 하고 계시다고 함.
AI와 창작
내가 어제까지 조사한 ‘AI가 엔터테인먼트에 미칠 영향’ 자료를 공유드리면서 커피챗을 시작해서 준서님도 의견을 주셨다. Figma AI의 출시를 해군 복무중일 때 바다 위에서 보면서 이제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그건 아니고, 디자이너의 의도가 중요한 것 같다고 하셨다. AI는 계속 창작을 서포트하는 형태로 가게 될 것 같다면서.
Figma의 창업자 딜런 필드는 Figma AI를 공개하며 ‘우리는 디자이너를 완전히 대체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항상 디자이너를 돕는 제품을 만든다는 본질을 지켜 나갈 것’ 이라는 말을 했다. 준서님 생각에는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가 고사양을 요구하는 PC 앱에서 이제는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자동 편집 앱이 된 것처럼, 창작자의 시간을 줄여주고, 프로세스를 더 쉽게 만들어주면서 그들을 서포트하는 것이 AI의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역할일 것 같다고 했다.
Bada의 미래
넷플릭스나 네이버 같은 빅테크 회사들은 좋은 인력이 있으니 엄청 빠르게 배낄 수 있는 것 같다. 또 많은 스타트업들의 플랫폼이 만들어졌다가 사라지기도 하는데, 대기업의 플랫폼은 좀 더 버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플랫폼을 만드는 우리만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보고 있다.
플랫폼을 만드는 팀이 플레이어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팀원들이랑 싶어서 플랫폼 만드는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보여주려 한다. (종한: 모베러웍스처럼요?) 모베러웍스 너무 좋아하는데, 그들처럼 하고 싶고 오프라인 공간을 가지고 싶은 욕심도 있다. 아무튼 그래서 2월에 팀원들이랑 강릉 워크샵을 갈 계획인데 그 과정을 찍어서 온라인에 올리려 한다.
군대에서 배운 것
군대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원래는 삶 자체를 저항적으로 살아왔고, 틀을 벗어나려는 행동들을 많이 했는데 군대라는 정해진 환경 속에서 깨달은 게 있다. 전역을 앞두고 마지막에 간부분들이 ‘너희 없으면 배 안 돌아간다’고 하면서 참치회를 20만원 어치나 사주셨다. 군대는 정해진대로만 움직이면 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이런 정해진 조직 안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내고 의미있는 걸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그 전까진 내가 너무 선택의 폭을 줄여서 생각한 거 아닌가 싶었다.
원래 생각이 많고 고민이 오래 길어지는 스타일이었는데, 군대에서 계급이 올라가면서 리더로서 결정할 일이 많아졌었다. 되든 안되는 결정을 내리면서 달라진 내가 되었다.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예전처럼 생각에 자주 잠기게 되었다(ㅋㅋ). 군대에서의 나랑 적당히 섞으려고 하고 있다.
Vessel을 만들며
또 이승건 대표의 말인데, “언제 성공하냐면 실패를 너무 많이 해서 잘 해보고자 하는 힘이 없을 때 성공한다”는 말을 한 적 있다. Bada 쭉 해오면서, 힘을 많이 주고 있었는데 우리도 이제 그 경지에 와서 힘을 빼고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코드 한줄한줄 직접 치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다른 사람이 오픈소스로 올려 놓은 코드도 적극적으로 차용해서 개발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한 적 없는 속도로 하고 있다. 매우 만족스럽다.
서비스를 닫을지 말지, 어떤 프로젝트를 포기할지 말지 고민하는 시기가 되려 엄청난 깨달음으로 다가와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지] 크라이치즈버거와 함께하는 Chill 한 버거챗에 놀러오세요.
이 뉴스레터의 오랜 구독자이기도 한 준서님과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면서, 더 많은 분들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크라이치즈버거에서 제안을 주셔서, 강남에서 함께 저녁으로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일시: 24일 금요일 저녁 7시
장소: 크라이치즈버거 강남점 or 삼성점
참가비: 무료!
내용: 간단한 자기소개와 토크토크. 근황과 현재 하고 있는 고민들
참석 대상: 멋지게 삶을 살아가고 싶은 누구나
신청 방법: 링크에서 신청 → [신청 링크]
신청해 주신 분들께는 제가 개별적으로 연락드릴게요. 신청이 많을 경우 일찍 마감될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