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알고루틴을 만드는 승덕이랑 만나서 성수에서 공연 보러 가면서 나눈 대화 내용들:
내가 2월부터 만들던 앱 3가지(관련 글 1, 관련 글 2)는 모두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앱이다. 여기에서 라이프스타일이란, 개인의 취향과 선택이 반영된 것으로 루틴하게 하는 일상에서의 행위를 뜻한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라이프스타일을 ‘계층에 따라 형성되는 소비 양식이나 문화적 선택’이라고 봤는데, 라이프스타일은 사회적 지위를 보여줄 수 있다. 나는 셀프 브랜딩보다 라이프스타일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나는 작년에 브랜딩 관련된 역할로 프로젝트를 좀 했었는데, 올해는 브랜딩보다는 지속될 수 있는 생활 양식을 만드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브랜딩은 이제 너무 흔해져 버렸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관련된, 혹은 러닝과 관련된 패션 브랜드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너무 쉽게 카피되고, 카피하고, 그러다 보니 오리지널리티가 없다. 그런 것들은 금방 사라진다. (물론 정말 멋진 곳들도 있다)
진짜를 원한다. 월매출 천만원 찍고 온라인 강의 판매하는 셀프 브랜딩에 피로감을 느낀다. 유행하는 요소들을 조합해 소구 포인트를 찾는 브랜딩보다, 어떤 한 사람이 SNS에 올리지 않아도 매일 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더 가치있게 여겨진다. 생각을 나아가게 하기 위해 매일 글을 읽는 것, 매일 운동하고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혀 문화적으로 고립되지 않기 위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런 행위들은 결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시간이 쌓일수록 더욱 빛난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하루 24시간을 본인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 요소로 채울 수 있는 사람이다. 일이던 놀이던. 그리고 장기적으로 본인의 생활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낙관적인 희망을 가지며 노력하는 내가 되고 싶은 부자이다. 소모하는 게 아니라 생산하는 사람.
AI가 모든 걸 잡아삼키고 있는 이 시점에 모바일 앱 또는 플랫폼을 만들고 개선하는 것에 대한 ‘기술적 경쟁력’을 가진 테크 회사를 만들기보다, 차라리 ‘라이프스타일 테크 회사’를 만들겠다. 또, 미디어 회사를 만들어서 인스타그램 채널을 기반으로 한 기존 회사들과 경쟁하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콘텐츠로 다룰 수 있는 미디어를 만드려 한다.
라이프스타일은 그 자체로 문화이고, 사람들을 통해 퍼뜨려지며, 사람들의 참여로 발전한다. 우선 만들고 있던 앱들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고친 뒤, 커뮤니티를 만들어 라이프스타일과 그걸 서포트하는 제품을 같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외향적인 사람으로서, 서로 친밀감을 가진 작은 그룹의 사람들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했을 때 개인의 삶이 훨씬 나아지는 지점에 대해 관심이 많다.
라이프스타일 앱과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선언을 해버렸는데, 앞으로 몇달 간 이걸 만들어나가는 모습에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 지나치게 모호하고 추상적인 이 생각들을 조금씩 구체적인 제품과 콘텐츠, 커뮤니티로 만들어 나가게 될 나날들이 기대된다.
글 내용이 최근 갖고 있는 생각과 비슷해 공감이 되네요!! ㅎㅎ
최근 환웅굴에서 공동체의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의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보고, 느끼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가치를 더 확장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다음에 같이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ㅎㅎ
응원합니다! 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