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회고와 근황 업데이트
2022 목표 / Wow Factor / 운동하기
왼쪽부터 2018년, 올해 3월, 그리고 어제 산 책이다. 나는 일관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가끔 내 이야기를 감사하게도 잘 들어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이 뉴스레터의 구독자 당신들!🙏💓) 머릿속에 있는 철학을 꺼내놓곤 한다. 지난 주말에는 온전히 집에만 있으면서 방 정리도 하고 뒹굴뒹굴거리는 시간을 좀 보냈다. 시간이 있어야 회고도 하게 되는 것 같다.
2022년 목표는 이뤘나?
올해 5월에 작성한 이 글에 따르면 2022년에 꼭 달성해야 할 목표는 1) 정말 훌륭한 동료들을 만나 일/공부하기 2) 블로깅을 열심히 해서 블로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을만 하다고 인정받는 채널로 만들기 라고 한다. 1번은 확실히 달성한 것 같다. 디스콰이엇이라는 인내심 강하고, 진실성있고, 열정있고 똑똑한 집단의 구성원이 되었으니까. 그리고 2번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중-고등-대학교의 지인들이 슥 읽어보고 ‘너 요즘 멋진 거 한다~’ 라고 말해주는 것에서 많이 나아가 디스콰이엇을 통해서 알게 된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어주시니 어느정도 잘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올해 1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하며 든 생각
명함을 받은 분은 훨씬 더 많고, 인터뷰를 하거나 커피챗을 하는 등 잠시라도 시간을 갖고 1:1로 수다를 떤 분만 세어보아도 100명 넘는 분들을 만나 나를 소개했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만드는 팀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파트너십 기회들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나 스스로가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졌다. 전에는 막연하게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금은 ‘Wow point가 있는 사람’이고 싶다.
지금까지 나의 Wow point는 다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서 왔다. 사람들은 이런 걸 ‘실행력’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난 어릴때부터 컴퓨터를 만지면서 뭐 하나 깊이 파보지 않고 옮겨기는 흥미를 따라서 동영상 편집을 하기도 하고 포토샵을 하기도 하고, 포스터를 만들기도 하고, 음악을 만들기도 하고, 행사 기획과 운영을 하기도 하고, 로봇을 만들기도 IoT를 만들기도 웹 개발을 하기도 했다. 요즘 그때 조금씩 써봤던 툴들을 깨작깨작 조합하여 뭔가를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해주신다. 그리고 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하기 때문에 칭찬해줄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다(순수한 광인의 눈빛 ㅋㅋ).
최고의 동료들과, 자율성을 존중받는 환경에서 6개월 남짓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정말 잘하는, 나만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꾸준히 반복 작업하는 것을 못한다는 등의 내 약점도 분명 있으므로 그런 것들은 동료를 뽑아 위임하고 나는 내 것에 집중해야 한다. 팀이 커지면 전문성을 요구받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만 할 수 있는 것
여태까지 Wow Point를 만들어줬던 것들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들이지만 중고등학생때부터 해왔기 때문에 귀엽고 멋지다는 말이 나오는 것들이었다. 최근 만난 우주(disquiet.io/@universe) 같은 천재 메이커(내가 최근 본 사람 중 가장 비범한 사람이다)가 아닌 이상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즐겨 왔다는 것은 나에게 지속적인 Wow Factor가 되어줄 수 없다. 나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깊은 호기심을 아우르는 말은 이 블로그의 타이틀 ‘New Aesthetica’이다. 나는 미(beauty)를 어떻게 수량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 디자인이란 사용성이 있는 미를 뜻하는데, 디자인을 데이터로 보거나 데이터를 디자인하는 것이 관심 분야이다.
그간 학문이나 커리어에서 이것과 가까워진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가끔 뉴스를 보면 이런 기사가 나온다. '몇년 만에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지는 게 오늘 밤 슈퍼문입니다.' 나에게 '새로운 미학'이란 마치 달처럼 늘 마음속에 있지만 가까워지는 건 일년에 한 번의 프로젝트 꼴인 것 같다.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겠다!
이제 내 걸 제대로 해야 하는 시기가 왔으니 학회같은 걸 만들거나 들어가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
당장 익혀야 하는 것: 멈추는 방법
이번 주에 이상한 일들을 겪었다. 가만히 있어도 멀미가 나고,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두통이 있었다. 그러다가 집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기도 했다.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2시간에 한번씩 머리가 하얘지는 브레인 포그 현상이 생겼다. 산소가 부족한 건가 싶어서 창문도 열어보고 산책도 해보고 당류를 먹어보기도 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도움이 되는 건 통증을 잊게 해주는 타이레놀 뿐이었다.
애인에 따르면 과로가 쌓이면 한번에 훅 온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것의 전조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문득 내가 일하기를 멈추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을 하고 집에 가서도 일을 하거나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 긴 휴식을 가지지 못한다. 짧은 오락거리로 휴식시간을 떼우려고 한다. 40분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자거나 사무실에서 쪽잠을 청한다.
나는 그냥 이렇게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내가 일하기를 멈추는 법을 몰라서 그런 것 같다. 할 일을 정해놓고 집중해서 일하고, 못하는 경우에는 다음 날에 일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랩탑을 들고 출퇴근하는 것도 그렇다. 모든 문서와 자료는 클라우드에 올라가 있고 집에도 좋은 사양의 장비가 있는데 출퇴근하는 시간에 뭔가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해서 들고다닌다. 일을 쥐는 것 말고 놓는 연습도 해야한다.
최근 업무 퍼포먼스가 많이 떨어졌는데 그 이유는 멈추지 못해서라고 본다. 건강하게 멈추고 건강하게 달릴 수 있어야 새로운 미학 뭐시깽이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하기
22년 한 해 동안 애인과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3월부터는 크로스핏, 6월부터는 헬스장에 매일 나가고 식단을 좀 했는데 그게 스트레스 감소와 업무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어제 브레인포그를 인지하고 나서 바로 운동 장비부터 주문했다. 이제 다시 크로스핏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강남에서 크로스핏 같이 하실 분은 연락주세요!) 생애 첫 찍어본 바디프로필이었는데 운동부터 촬영까지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23년은?
24년부터는 군 대체복무를 위해 산업기능요원을 하려 하고, 23년 말까지는 디스콰이엇과 함께하려고 한다. ‘새로운 미학’을 적용하는 슈퍼 오퍼레이터이자 커뮤니티 가이가 되어야지.
내년에는 산업기능요원을 할 회사, 내 2년을 들이부을 유망한 회사를 찾아 이야기도 나눠봐야 하므로 엉덩이가 뜨겁다. 이상적으로는, ‘새로운 미학’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